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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조화- 신비, 영구불변
by. 란(@LYLan_K)

 

ENDLESS GAME

추천곡 [Watermelon Sugar-Harry Styles]

 

 

 

pRo. PROLOGUE                                                                                                                                       LIFE ♥ ♥

 

“다음 생에도 나랑 있어 줄 거야?”

 

연인, 부부 사이에 흔히 쓰이는 말. 다음 생에도 라는 말을 얼마나 믿어? 정말로 만날 수 있을까?

 

“너가 어떤 곳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뭐든. 나는 항상 너를 찾아갈 거야.”

 

 

cP.1 GAME OVER                                                                                                                                     LIFE ♥ ♡

 

유서 깊은 코즈메 가문의 막내 켄마. 500년 만에 태어난 가문을 잇기 싫었던 켄마는 성인이 되자마자 본가에서 나와 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그런 켄마를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려고 했지만, 켄마는 부담이 되기 싫어 거절하고 천천히 굴릴 작은 회사를 설립했다. 어릴 때부터 머리가 비상했기에 회사는 자신이 없어도 잘 굴러가기 시작했다. 꾸준한 매출을 내기 시작했을 때 켄마는 후임을 두곤 회사일에서 손을 뗐다. 뭐든 쉽게 끝나기에 술도, 게임도 금방 지루해졌다.

담배를 시작했을 때도 그저 길을 걷다 흘려들은 중독된다는 말 한마디에 시작했다. 담배를 종류별로 싼 것부터 시작해서 구할 수 없는 아주 비싼 것까지 다 피워봤지만 켄마에게는 그저 하나의 수집일 뿐이었다. 구석진 골목에서 마지막 남은 담배를 태우던 중 자그마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켄마가 아니었으면 못 들었을 정말 희미한 소리였다. 자신을 찾아달라는 듯 애처롭게 우는 소리에 자신이 피우던 담배를 바라보았다. 다시 한번, 울음소리가 귀에 맴돌자 켄마는 아직 채 다 피우지 못한 돗대를 땅바닥에 비벼 껐다.

천천히 울음소리를 따라 자리를 옮긴 곳에는 작은 검정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애처롭게 우는 것과는 달리 낯선 사람을 경계하듯 웅크리고 있는 모습은 켄마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몸통을 들어 올려 이곳저곳 살펴보던 켄마는 작은 고양이 치고 큰 발에 의아해했지만 마침 담배 수집도 다 끝났기에 검정 고양이를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데려와서 아직도 낯을 가리고 있는 작은 고양이를 천천히 씻겼다. 흙과 먼지가 묻어서였을까, 회색이었던 털이 아름다운 흑빛을 띄고 있었다. 켄마는 털 색을 보곤 고양이에게 쿠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검정 고양이는 쿠로라고 몇 번 불렀더니 그것이 자신의 이름인지 인지한 것인지 귀를 쫑긋 세우고는 켄마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쿠로는 하루가 다르게 점점 커지더니 어느덧 켄마의 허리 반까지 오게 되었다. 커지면서 눈치챘지만 다 자란 쿠로는 어엿한 흑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너도 참 빨리 자라는구나.’

켄마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키우는 것도 끝난 건가. 그렇게 더는 크지 않는 쿠로와 생활하는 하루가 반복되고 켄마가 다른 것을 찾으려고 할 때 쿠로는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다. 흑표일 때와 똑같이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그리고 왜 이것까지 똑같은지 모르겠지만 항상 쿠션에 머리를 파묻고 자서 머리 끝부분이 뻗쳐있던 쿠로와 동일하게 위로 쏟아있는 머리까지. 그리고 흑표일 때와 동일하게 자신에게 애정을 쏟아붓는 행동도 그대로였다.

고양이가 아닌 쿠로와 보내는 나날들은 하루하루 켄마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흑표일 때부터 유독 좋아하던 공놀이가 배구가 되었으며, 신작 게임이 나오면 항상 같이 깨고, 오랜 시간 동안 그 둘은 함께했다. 본가에서 나와 살던 켄마에게 드디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도 잠시, 쿠로의 시간은 켄마와 다르게 흘러갔다. 1000년을 넘게 사는 코즈메 가문의 켄마와는 달리 그저 운 좋게 사람이 되었을 뿐인 흑표와는 시간이 다를 수밖에. 인간보다는 오래 살았지만 그렇다 해도 켄마의 시간을 따라잡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쿠로는 인간의 모습을 잃어갔고 윤기가 돌았던 쿠로의 검은 털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 회색빛이 도는 털로 바뀌었을 때 켄마는 처음과 같이 쿠로를 천천히 씻겼다. 그러나 처음과는 달리 털 색은 변하지 않았다. 쿠로는 떨리는 켄마의 손을 한번 핥고는 미동을 멈추었다. 켄마는 떨리는 손으로 쿠로를 안아 들고 마당으로 걸어갔다. 휘청이는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가, 항상 나른하게 햇빛을 만끽하던 나무 아래, 그곳에 쿠로는 잠들었다.

작은 어린 고양이부터 아름다운 흑표가 되기까지, 긴 세월을 같이 살아왔다. 시간으로는 아주 짧을지 몰라도, 너는 내 삶을 가득 채웠다. 너로 인해 내 삶은 하나가 늘었고 하나가 줄었다. 그리고 나는 하나 남은 삶을 너를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cP.2 RESTART?                                                                                                                                              LIFE ♥

 

재미 삼아 운영하고 있던 회사는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알 정도로 유명해졌으며, 역사가 있는 회사가 되어있었다. 켄마는 기다리고 기다렸다. 시간의 흐름을 세는 것을 포기했을 때쯤 켄마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 드디어 나에게로 왔구나. 이 세상 어딘가에 쿠로가 태어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의 작은 검은 고양아.’

켄마는 쿠로가 자신을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라는 단 하나의 사실만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다시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신분을 세탁하고,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쿠로를 데려오기 위한 계획도 차근차근 짜기 시작했다. 쿠로가 최종 보스라면 그것을 깨기 위한 연계 퀘스트를 깨듯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지금까지 기다려온 시간에 비해 앞으로 기다릴 시간은 매우 짧을 것이기에.

 

 

cP.3 PAUSE                                                                                                                                                     LIFE ♥

 

쿠로가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켄마는 어느 정도의 준비를 끝낸 후 쿠로의 기운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곳에서부터 멀리 떠났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각지에서 짧으면 하루 길게는 1년을 살며 돌아다녔다. 분명 자신은 쿠로를 찾아갈 것이기에. 찾아간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어리광을 부릴 듯하여 쿠로를 떠나왔다. 쿠로가 있었을 때 가보았던 장소를 가고, 한 번 깬 게임은 절대 하지 않던 것을 천천히 클리어했던 순서대로 다시 깨기 시작했다. 물론 공략법을 이미 알고 있기에 순식간에 끝났지만 켄마는 그걸로 충분했다.

오랜 기간 간직하던 쿠로와의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 거의 끝날 무렵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지도 않을 기사 하나를 읽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최연소 배구 협회 간부진에 오른 쿠로오 테츠로

 

 

cP.4 RESUME                                                                                                                                                 LIFE ♥

 

xx월 xx일 공지사항 : 게스트로 배구 협회 관계자가 참여함.

 

켄마의 게시판에 설명 하나 없이 달랑 한 줄짜리 공지가 올라왔다. 어느 게스트도 초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던 켄마였기에 공지가 뜨자마자 시청자들은 난리가 났다. 시청자들은 대체 누구랑? 뭘 한다는 거지? 아니 이건 역사적인 일이다! 설마 내일이 만우절인가? 하는 여러 반응들이 올라왔다. 어느 정도 반응이 잠잠해진 후 시청자들이 깨달은 것은 그들이 궁금증을 풀 방법은 오직 방송 당일밖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켄마가 방송을 시작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일본으로 돌아온 직후 미리 준비해두었던 방송 장비들을 꺼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게임과 뛰어난 게임 실력, 그리고 사람을 홀리는 듯한 묘한 매력까지 겸비한 켄마는 금세 인기 있는 BJ가 되었다. 켄마가 자신이 배구를 좋아한다고 밝힌 바가 있기에 중요한 배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잠시 게임 BJ 일을 접고 배구 중계 BJ가 되었다. 물론, 진짜로 중계를 하는 것이 아닌 뛰어난 안목으로 경기를 분석하기에 어느 때는 공식 배구 중계 채널보다 인기가 더 많을 때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내 조용히 보고만 있는 켄마가 무의식적으로 한마디씩 중얼거리는 것을 듣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켄마가 본 장르인 게임 방송도 아닌 배구 협회 관계자와 합방을 한다니? 실로 놀랄 일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방송 시작을 알리는 알람이 구독자들에게 울리고 켄마의 채널의 시청자 수는 순식간에 1위를 향해 달려갔다. 방송 화면에는 뜬금없지만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두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채팅 젠이 너무 빨라 따라잡을 수 없었지만, 공통적으로 저 사람 쿠로오 테츠로? 대체 무슨 접점으로 같은 궁금증을 풀고 싶어하는 도네와 댓글로 넘쳐났다, 켄마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곤 도네를 꺼버린 후 화면에 ‘방종 원해?’라는 한마디만 적었다. 예전에도 한번 이런일이 있었을 때 쿨하게 방종해 버린 켄마를 알고 있기에 점차 방송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방송이 시작하고, 켄마는 배구 협회에서 자신의 배구 영상을 보고 연락을 준 점과 홍보와 마케팅을 하길 원한다라는 것과 직접 설명해주면서 저스트 채팅을 할 것이라는 것을 말했다.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켄마였지만 방송을 오랫동안 본 시청자들은 방송하는 내내 켄마가 엄청 즐거워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cP.5 CLEAR                                                                                                                                                   LIFE ♥

 

방송을 계기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게 된 둘은 어느샌가 연인이 되었고 지금은 켄마의 오래된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다. 아직 결혼은 한 것은 아니지만, 켄마의 방송 패턴과 생활 패턴에 경악한 쿠로오가 자발적으로 켄마를 위해 같이 살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쿠로오와 같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매번 같은 일상이 반복되었지만 켄마는 이제 지루하지 않았다. 이미 쿠로오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쿠로오와 켄마는 마루에 앉아 서늘한 바람을 만끽했다. 이번 생에서는 테츠로 가문, 켄마와 같이 오랜 기간을 살아가는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그들은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게 되었으며, 아픈 이별은 없을 것이다.

쿠로오와 켄마의 시선 끝에는 커다란 나무 밑에 있는 볼록한 언덕이 있었다. 그리고 그 동그란 언덕 위에는 쿠로의 눈동자 색과 닮은 샛노란 극락조화 한 송이가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종종 생각한다. 이게 아니었으면, 내가 너를 만날 수 있었을까? 아니, 이건 쓸데없는 생각일 뿐이다. 네가 어떤 곳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뭐든. 나는 너를 찾아갔을 테니까.’

REWARD

                ......

                      ......

                             ......

                                    ......

                                           ACCOUNT LO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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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 ∞

#후기

 중간에 퀘스트도 여러개 넣고 싶었지만...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내용도 줄이고 여러 가지로 빠진게 많네요ㅠ 결말도 급 마무리이지만...그래도 시간 내에 제출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합작 열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다들 쿠로켄 넘치는 하루가 되셨길!

 © 2020.08.19 Kuroken Flower Collaboration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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